문방사우, 서울둘레길 희망의 코스를 걷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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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방사우, 서울둘레길 희망의 코스를 걷다!
  • 페이퍼뉴스 임한율 편집위원
  • 승인 2020.12.31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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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락산~불암산 통과하는 18.6km, 대체적으로 아기자기한 산길

문방사우, 서울둘레길 희망의 코스를 걷다!

                                               임 한율 편집위원 <시인, 남양주야학 교사>

* 트레킹 일시 : 20201213(), 맑음

* 트레킹 장소 : 서울둘레길 1코스(수락산·불암산 코스)

* 트레킹 코스 : 도봉산역서울창포원벽운동 계곡노원골채석장 전망대덕릉고개

철쭉동산넓은마당넓적바위불암산 입구화랑대역

* 트레킹 거리 및 소요시간 : 18.6km, 7시간 (난이도 : )

 

우리 문방사우는 지난달에 이어 서울둘레길 1코스를 걷는다. 이번엔 서울의 대표적인 수락산과 불암산을 통과하는 노선으로 대체적으로 아기자기한 산길이다.

수도 서울을 한 바퀴 휘감는 총 157km의 서울둘레길은 8개 코스로 서울의 역사와 문화, 자연생태 등을 스토리로 엮어 탐방객들이 직접 체험하고 느낄 수 있도록 조성한 길이다. ‘숲길’, ‘하천길’, ‘마을길로 구성되어 있으며, 전통 깊은 사찰과 유적지를 연결해 곳곳에서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도록 조성하였다. 대중교통으로도 접근하기 쉬우며 주로 경사가 심하지 않은 흙길로 되어 있어 누구나 안전하고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다.

우리 일행은 도봉산역 앞에 있는 서울창포원에 집결, 그곳 관리실에서 출발 스템프를 찍고 보무당당 첫발을 내딛는다. 도전은 아름다운 것, 새로운 용기와 힘이 샘솟는다. 서울창포원은 처음이다. 꽃창포를 비롯한 붓꽃, 각종 약용식물, 습지생물들을 주제로 한 아름다운 특수식물원으로 시민들에게 생태교육 및 여가와 휴식공간을 제공한다는데 지금은 겨울철이라 쓸쓸한 분위기다. 내년에 아름답고 화려한 꽃 대궐을 이룰 때 꼭 찾아올 것을 다짐한다.

 

오늘의 일행, 우리 문방사우네 명은 공통점 네 가지가 있다. 퇴직교사 출신이라는 점, 60대 중년이라는 점, 문학을 좋아한다는 점, 그리고 여행을 좋아한다는 점이다. 팀 이름은 옛 선비의 방에 꼭 필요한 네 가지를 일컫는 문방사우(文房四友)에서 착안하였다. 한 걸음 더 나아가 미래사회의 새로운 문화와 문명을 찾고, 직접 체험하는 여행의 중요성을 깨달아 그 실천 목표로 문방사우(問訪四友)’란 이름으로 명명하였다. 무장무장 깊어지는 우리들의 우정(友情)을 바탕으로 앞으로도 계속 멋진 삶을 전개해 나가리라.

우리는 모임 결성 기념으로 재작년에 대만여행을 89일로 다녀온 것을 비롯하여 다달이 산행도 하고, 한양도성길걷기 완주, 현재는 서울둘레길 걷기를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지긋지긋한 코로나가 사라지는 날, 국내는 물론이요 해외여행도 멋지게 펼쳐나갈 것이다.

 

유유히 흐르는 중랑천(中浪川)을 따라 걷는다. 상도교를 건너 아파트 지역을 벗어나면 이제 본격적으로 수락산 둘레길로 접어든다. 계곡을 건너고 호젓한 산길을 오르고 내리고를 반복한다. 걷고 있는 이 수락산은 북한산, 관악산, 도봉산과 함께 서울 근교 4대 명산(名山)으로 불리는 산이다.

답답한 마스크를 잠깐 벗어 해방감을 만끽한다. 지긋지긋한 코로나19... 금년은 코로나로 인하여 역사상 최악(最惡)의 해요, 상실(喪失)의 해라 해도 과언은 아니리라. 1월부터 시작되어 현재 12월까지 연일 기승을 부리며 하루 확진자가 1천 명을 오르내리고 있다. 그 끝이 보이지 않는 코로나는 우리들의 일상생활을 송두리째 완전히 뒤흔들어 놓았다. 귀하신 몸이 된 마스크는 생활 속 필수품이 되었고, 사회적 거리 두기, 온라인 수업, 이동 및 여행 자제 등 그 폐해는 이루 헤아릴 수 없다. 하지만 고통은 극복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견디는 것이라는 어느 작가의 말이 떠오른다. 조금만 더 참고 견디자. 이제 곧 새해가 다가온다. 2021년 새해에는 제발 코로나가 종식되어 예전처럼 자유로이 활발히 활동하기를 간절히 기원한다. 가라, 코로나여! 오라, 일상이여!

 

, 이제부터 둘레길다운 둘레길 아니 드디어 등산로가 시작된다. 헉헉, 가쁜 호흡으로 오르락 내리락을 계속 반복한다. 수락산(水落山, 638m) 이름에 얽힌 안타까운 전설(傳說)이 있다. 아버지의 지극한 자식 사랑이 담겨 있다. 옛날에 한 사냥꾼이 아홉 살짜리 아들 수락을 데리고 깊은 산으로 호랑이 사냥을 나갔다. 그런데 갑자기 큰 소낙비가 쏟아져 사냥꾼 부자(父子)는 커다란 바위 밑에서 비가 멎기를 기다리다가 까무룩 잠이 들었다. 그때 호랑이가 살금살금 은밀히 접근해 깊이 잠든 어린 아들을 순식간에 덮쳤다. 수락은 비명 한번 지르지 못하고 호랑이에게 물려가고 말았다.

잠에서 깨어난 아버지 사냥꾼은 수락아! 수락아!” 다급한 목소리로 아들을 부르며 온 산을 헤매고 다녔지만 메아리만 공허하게 울릴 뿐 찾을 수가 없었다. 아들을 잃은 충격에 정신까지 혼미해진 사냥꾼은 아들 이름을 애절히 부르며 산등성이로 뛰어올랐다. 봉우리를 넘고 골짜기를 달리며 아무리 애타게 아들을 불러도 대답이 없었다. 어두워질 때까지 아들을 찾아 헤매던 사냥꾼은 바위 절벽에서 발을 헛디뎌 그만 낭떠러지로 떨어져 죽고 말았다. 그 이후부터 비가 내리는 날이면 골짜기와 능선에서 수락아! 수락아!” 부르는 애절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런 연유로 산 이름을 수락산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는 이야기다.

태조 이성계가 수락산을 가리켜 한양의 수호산이라 말한 이래로 많은 사람들이 은둔하거나 풍류를 즐기는 산이 되었다. 생육신 김시습도 이곳에 머문 적이 있다고 전해진다. 주변에 신라 때 지어진 흥국사, 조선조 때 지어진 내원사, 석림사 등의 여러 명소가 산재해 있으며, 은류폭포, 옥류폭포를 품고 있다.

 

수락골을 통과한 후 노원골로 향한다.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며 고즈넉한 산길을 사부작사부작 걷는다. 아직까지는 난이도가 그리 높지 않은 편이다. 호젓한 오솔길을 온통 참나무 낙엽이 뒤덮고 있다. 사그락사그락 낙엽 밟는 소리와 그 감촉이 참 좋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 날개 소리와 여자의 옷자락 소리를 낸다 / 가까이 오라, 우리도 언젠가는 낙엽이리니 / 가까이 오라, 밤이 오고 바람이 분다.

수락산 불암산 구간은 대부분 화강암(花崗巖)으로 이뤄진 돌산이다. 이 화강암이 오랜 세월에 걸쳐 풍화작용을 하여 다양한 형상의 작품을 만드는데, 실제로 우리가 걷는 바윗길에 거대한 거인 발자국바위거인 손가락바위가 엉버티고 있다. 그저 경이롭고 신비한 자연의 솜씨에 감탄할 뿐이다.

 

전망대에서 바라보니 북한산, 도봉산 멋진 모습이 한눈에 들어온다. 나는 걷기를 생활화하여 가급적 많이 걷는다. 와사보생(臥死步生), 누우면 죽고 걸으면 산다는 말도 있잖은가. 어렸을 적 학교 등하굣길은 3km가 넘었는데 걷고 뛰고 또 걸으며 그렇게 학교를 다녔다. 그 덕분에 지금도 두 다리가 짱짱하여 걷고 뛰는 일에는 자신 있고 즐겁기만 하다. 웬만한 거리는 차를 타지 않고 그냥 걷는 쪽을 택하는가 하면, 차를 탈 때도 손수 자동차를 운전하는 것보다는 가급적 대중교통을 이용한다. 그래야만 더 많이 걸을 수 있기 때문이다. 요즘에는 집에서 가까운 왕숙천변과 아차산 형제약수터, 망우리공원을 오르내리며 자주 걷는다. 걸으면서 이런저런 생각도 많이 하고, ·수필을 쓸 글감을 떠올리기도 한다. 또한 자연과 함께 걸으며 풍경을 감상하고 자연이 들려주는 좋은 소리를 듣고 피부로 직접 느끼는 등 걷기는 일석삼조(一石三鳥)가 아닐 수 없다. 걷기야말로 몸과 마음의 보약이요, 삶의 에너지 충전기요, 활력소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어느 폭포 옆을 스치는데 겨울철이라 물이 없어 쓸쓸하기만 하다. “산불 나면 자연파괴, 산불 내면 인생파괴나무에 걸린 현수막도 보인다. 넓은 채석장(採石場)터가 등장한다. 1960~70년대 한창 벌어진 개발시대에 건축공사에 이용하기 위해 바위를 깨트려 석재로 공급했던 현장이다. 깨진 돌로 층층이 축대를 쌓고 돌길도 만들었으며 휴식공간도 조성해 놓았다. 우리는 전망대를 지나 돌로 쌓은 축대 한적한 곳에서 점심을 먹는다. 전망이 확 트여 가슴도 활짝 열린다. 김밥에 빵, 따끈한 커피도 마신다. 여기에 막걸리가 빠지면 결코 아니 될 것이다. 그야말로 금준미주에 옥반가효.... 윤선도의 시조 한 수가 절로 나온다.

 

잔 들고 혼자 앉아 먼 산을 바라보니

그리운 님이 온들 반가움이 이러하랴

말씀도 웃음도 없어도 못내 좋아하노라.

 

우리는 흔적을 남기지 않는다. 남기는 것은 발자국만, 가지고 가는 것은 추억만... 뒷정리를 말끔히 한 후 다시 출발한다. 날씨 좋고 풍경 좋고, 분위기 좋고... 우리는 기분이 좋아 나훈아의 테스형노래도 흥얼거린다.

, 테스형! 세상이 왜 이래, 왜 이렇게 힘들어 / , 테스형! 소크라테스형! 사랑은 또 왜 저래.

너 자신을 알라며 툭 내뱉고 간 말을 / 내가 어찌 알겠소, 모르겠소 테스형!

요즘 센세이션을 일으킨 노래, 다소 비관적인 듯하면서도 다분히 철학적인 노래, 뭔가 깊은 생각을 하게 하는 중독성(中毒性) 강한 노래다. 무엇보다 소크라테스를 가리켜 ’, ‘테스형이라 호칭한 점이 퍽 신선하게 느껴진다. 흥얼흥얼 노래도 부르며 이런저런 얘기를 하는 동안 당고개공원 갈림길이 나타난다. 여기서 좌회전하여 덕릉고개 쪽으로 향하는데 상당히 가파른 오르막길이 계속된다. 덕릉고개 우회 코스는 약 4.3km의 난이도(難易度) ()이라더니 그 값을 톡톡히 한다. 지난달 트레킹한 2코스 둘레길이 아기자기 여성적이라면, 이곳 1코스는 난이도 높은 거칠고도 투박한 남성적인 느낌이랄까. 올라갔다 내려갔다를 수차례 반복, 마치 사이클 곡선을 이루는 우리네 인생길과 흡사하다. 굽이굽이 둘러둘러 올라가고 내려가고를 반복하니 마침내 철쭉동산에 도착한다. 그곳에 두 번째 스템프함이 설치돼 있다. 의기양양 도장을 찍어 발자취와 흔적을 남긴다. 봄철에는 이곳에 연분홍 철쭉이 화려한 꽃동산을 이루리라.

 

이제 불암산 둘레길로 들어선다. 깎아 놓은 듯한 망치 모양의 바위가 우리에게 인사하는 것 같다. 태극기가 휘날리고 있는 불암산 정상(508m)이 훨씬 가까이 보인다. 산 정상이 송낙(松蘿 : 예전에 주로 여승이 쓰던 모자)을 쓴 부처 모습과 흡사하다 하여 불암산(佛岩山) 이름이 붙여졌으며 일명 삿갓봉이라고도 일컫는다. 작년에 불암산을 오른 후 쓴 나의 자작시(自作詩)를 소개한다.

 

불암산 삿갓봉

 

지족거사도 불암선생도 오르고

선남선녀(善男善女) 오른 바윗길

훠어이 훠어이 오른다

 

화강암으로 뒤덮인 산

우뚝우뚝 솟은 기암괴석

지조 높은 거대한 낙락장송(落落長松)

 

메아리져 울리는 독경 소리

시름 번뇌 머얼리 날려보낸다

 

태극기 휘날리는 정상

위풍당당 우람한 삿갓봉

억겁 세월 속 변치않는 저 자태를 보라

 

하지만 어제와 오늘이 다르고

오늘의 동지(同志)가 내일의 적()

시시각각 급변하는 우리네 인간사를 보라

 

어떤 풍상(風霜)에도 초연한 의지로

우뚝 엉버틴 채

천년 침묵 응시하는 삿갓봉을 닮으련다.

 

불암산 둘레길은 험난한 코스가 거의 없고 정비가 잘되어 걷기에 매우 편하다. 중간중간에 약수터와 쉼터가 있고 오솔길, 계곡길, 흙길, 돌길이 있어 지루하지 않다. 벌거벗은 나무들로 둘러싸인 널따란 넓적바위가 우릴 반겨준다.

마침내 오늘의 종착점 화랑대역 앞에서 마지막 세 번째 스탬프를 찍음으로써 서울둘레길 1코스 트레킹 대미(大尾)를 장식한다. 다음 달, 신축년(辛丑年) 1월에는 3코스를 걷기로 예약하였는데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꿈이 없는 새는 날개가 있어도 날지 못하지만, 꿈이 있는 새는 깃털 하나만 있어도 하늘을 날 수 있다.”라는 말처럼 새해에는 푸른 꿈과 희망으로 더욱 옹골차게 전진하리라. 우리 문방사우의 걷기는 새해에도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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